2025 상반기 회고,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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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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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회고 이후로 7, 8개월만에 글입니다. 쿼타랩 퇴사 이후 정말 운 좋게 싱가포르에 위치한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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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9, 2025 01:38 PM

오랜만입니다.

이전 회고 이후로 7, 8개월만에 글입니다.
쿼타랩 퇴사 이후 정말 운 좋게 싱가포르에 위치한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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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 환경에 정신없이 적응하고 달리느라 글을 쓸 정신이 없었네요. 그래도 요즘은 달려나가는 관성에 적응해서인지 삶에 여유가 생긴 기분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
회사 내부 정보는 이 글에서 “절대” 다루지 않습니다.
 
현 직장은 외국 기업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스타트업의 정석이라고 느낍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을 하나만 뽑자면 “무엇을 하던지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일이 많아도 동기부여가 확실하니 일하는게 즐겁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할지 기대가 되더군요.
 
사람마다 동기부여 되는 포인트가 다르지만 저는 이런 것들이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1. 글이나 구두 상의 비전이 아닌, 모두가 실천하고 align된 비전이 존재한다는 것.

매니저와 동등하게 이슈를 논의할 수 있고, 옳지 않은 방향이라면 언제든지 채널에서 이슈 레이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화가 말 뿐인 문화가 아니라, 실제로 매니저가 의견을 수용하고 “네 말이 맞아”라고 말해주신다는거죠.
우리나라 스타트업을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는 비전과 문화가 있지만 실천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았습니다. 물론 저도 고개를 갸우뚱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리더쉽, 매니저 분들이 먼저 비전을 실천함으로서 본보기가 되어주시니, 자연스럽게 팀원도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듯 합니다. 심지어 칭찬도 비전을 기반으로 칭찬하고 제안할 때도 “OO 비전에 따라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어떤가요.” 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자세하게 적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가볍게 작성했습니다.
저희 비전에 “Raise the bar” 라는 비전이 있습니다. 최상의 퀄리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보일 수 있지만, 동료들이 더 높은 기준을 만들어내도록 이끄는 비전입니다.
→ e.g.) Thank you for “raising the bar” on our code quality.
회사의 비전은 업무를 할 때 일상처럼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에 정말 좋은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쉽 분들을 보고 배우는게 정말 많습니다. 🙂 항상 도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지만, 이 글에서도 감사하다고 남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 회사의 목표, 성장의 폭이 공유되는 문화.

우리가 어떤 것을 해서 얼마나 성장했고 앞으로 어떤 것이 목표다, 라는 것을 알려주시기도 하고, 실제로 제가 합류한 이후에도 엄청난 성장이 눈에 보이기에 오너쉽을 가지고 더더욱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
 

3. 칭찬해주는 문화.

회사에 다니면서 사소하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사람이란게 칭찬을 싫어할 수 없잖아요.
기능 배포를 공지하고, 리더쉽과 팀원들이 서로 고생했다 고맙다고 말해주시는 것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 타운홀 세션 중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비전을 잘 실천하는 사람에게 수상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여기서 Q1, Q2 모두 선정되었습니다. (자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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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의 축하와 더불어 앞으로도 동료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축하해주신 동료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4. 팀원들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리더쉽.

제가 GDSC를 운영할 때도 크게 느낀 것이지만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기는 정말 환경을 잘 꾸려주십니다.
대표님의 의견이 팀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의식하셔서 가장 마지막에 의견을 내시고, “이렇게 하시죠”가 아닌, “이해관계자들끼리 한번 고려해주세요” 라고 말해주시는 것, 각 포지션에 있는 동료들을 믿고 선택을 맡기시는 것.
사소하지만 이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보면 많이 신경쓰고 계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별개로 아무도 야근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걸 해냈을 때 임팩트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제 스스로가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
 
지금 직장이 근무 강도는 가장 높지만 가장 행복하고 매일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제가 여기에 얼마나 기여하고 같이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즈니스에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이전에도 가벼운 목표는 있었지만 리더쉽 분들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제가 앞으로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나아가야할지 좀 더 구체화적인 목표가 생겼습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니 평상시에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고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내가 리더라면 어떤 의사결정을 했을까.
  • 비즈니스 맥락에서는 어떤게 더 좋을까.
    • CTO님은 왜 이런 결정을 내리셨을까.
  • 팀 전반적인 상황을 보았을 때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면 좋을까.
  • 우리 회사에 임팩트가 큰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 팀원들이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어떤 일정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 블로커가 되지 않을까.
 
저는 기회는 운일 수 있지만 그 기회를 잡는 것은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씩 바운더리를 넓혀가면서 영향력을 키워보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미숙해서 실수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이런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 될겁니다. (정말로요.🙂)
 

 

하지만 이제 무리는 하지 않기로.

개인적인 이슈와 더불어, 너무 신나게 일을 하다보니 슬슬 번아웃이 오려고 하더라고요. 즐겁게 일하는 것과 몸이 슬슬 한계에 다다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입사 이후 병가 2번 사용, 휴가 0.5 사용)
하루의 절반 이상을 근무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일과 삶은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결국 스트레스와 건강은 본인이 잘 챙겨야하는거죠.
누군가 걱정해준다고 건강이 챙겨지는건 아니니까요. (너무 T스러웠나요 🙃 하지만 맞잖아요🤪) 그래서 힐링할 수 있는것들을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 일하고 싶거든요..ㅎ
 
힘들 때 흔쾌히 위로해주시고 만나자고 해주신 지인 분들이 있어 든든했습니다. 이 글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  큰 위로와 의지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살기.

행복하게 오래오래 일하려면 우리 체력과 건강이 가장 소중하죠. 그래서 요즘은 아침 7시 반 - 8시 사이에 일어나서 12시 30분쯤 자는 것을 루틴으로 잡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독서하기.

요즘 독서하는 것에 재미가 붙어서 주말 하루는 꼭 조용한 카페에 가서 평화롭게 작업도 하고 책도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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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서적을 읽지 않은지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오랜만에 종이책을 펼치니 어색하면서도 잊고 있었던 감성을 되찾은 것 같아 기분이 묘하더군요.
책을 읽고 짧은 감상문을 적는 것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되었습니다.
 

복싱하기.

매일 복싱을 하고 있는데 벌써 4개월차가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이것저것 운동을 해보긴 했지만 재미가 없어서 오래하지 못했는데, 저와 잘 맞는 운동을 찾아서 기뻐요. 왜 이제야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근무를 마치고 우연히 Apple Health를 보았는데 걸음수가 50도 안되는 것을 보고 “아….이러다가 죽겠는데?” 싶어서 동생의 추천으로 복싱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ㅎ
..ㅎ
*저희는 풀 재택입니다.
시작한 이후로 거의 매일 복싱을 하고 있고 체육관의 그 넘치는 에너지가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줬습니다.
열심히 샌드백을 치고, 자세를 고치고, 코치님에게 잔소리도 좀 듣고 하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활력이 생겨서 복싱은 아마 계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이제서야 이 운동을 찾은건지,,제 주변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TMI지만, 요즘 체중을 늘리려고 정말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정상체중이지만 앞으로 넘어지면 저체중이거든요. 그래서 하루에 3000칼로리를 목표로 최대한 근접해서 먹고 있는데, 체질인건지.. 복싱 때문인지 정말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복싱 한번 하면 최소 800칼로리 이상 소모됩니다 평균 900이상 쓰는 것 같습니다.)
 

출사가기.

항상 여행을 떠날 때 기록 용도로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사진이 목적인”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카메라 하나만 덜렁 들고 나가서 의자에 앉아 한강을 바라보는데,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더라고요.
날이 정말 더웠지만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제대로 힐링했습니다.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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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출사는 종종 가려고 합니다.
 

발리로 떠나기.

번아웃을 피하기 위해서 체력관리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되기에 이왕 환경을 바꿔보는 김에 확실하게 3주간 발리에서 근무하기로 했습니다.
전면 재택근무의 최대 장점이죠. 해외에서도 근무가 된다는 것…
아직 항공권만 발급해서 다녀온 이후에 또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마무리.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약간 일기 형식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다시 읽어보니 이런 글도 꽤 마음에 듭니다.
4년 전 “한번 뿐인 인생, 뭐라도 해봐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GDSC(Google Developer Student Clubs, 현 GDGoC) 리드에 지원했던 그 순간을 기점으로 많은게 바뀌었네요.
물론 후회되는 선택도 있었지만 그때의 선택들이 레슨런이 되어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요즘 독서를 하는지라 글 쓰는 실력도 좀 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근래 작성한 글 중에는 가장 길고 밀도 있는 글인 것 같네요.
“personal” 경로의 글은 정말 개인블로그처럼 운영하고 싶어 분리한거라, 캐주얼한 글들로 꾸며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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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Jason Jeong